로봇청소기와 그리움

설에 가족 모두 울산에 같이 내려갔다가, 설 연휴 마지막 날에 아내와 첫째, 둘째를 놔두고 회사일로 나만 올라오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회사일도 바쁘고, 감기 기운도 조금 있어서 일주일이 상당히 빠르게 흘렀다. 오늘 올라오고 있다는 전화 통화를 하고, 불현듯 일주일 동안 로봇청소기의 먼지통을 비우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기밥을 먹어야 하는 곳에서 열심히 충전하고 있는 로봇청소기의 뚜껑을 열고, 먼지통을 꺼내서, 다용도실로 걸어가면서 먼지통의 뚜껑을 열었는데, 먼지가 거의 모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우려고 걸어가던 발걸음이 허탈하기도 했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거봐, 우리 딸들이 그동안 먼지를 다 만드셨군!!’

조금 모인 먼지라도 쓰레기봉투에 버리고 청소솔로 내부를 깨끗하게 쓸어내면서, 다시 이런 생각이…

‘그래, 딸들이 독립을 하면, 로봇청소기 비울 일도 잘 없겠군!’

비운 먼지통을 들고 다시 로봇청소기에게 가서 먼지통을 넣으면서는 이런 생각이…

‘그런데, 딸들이 독립을 하고, 집에 아내와 둘 밖에 없으면, 먼지통의 먼지가 참 그립겠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