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상실의 시대

 출판된 지 상당히 오래된 책이었는데, 이런 종류의 책을 잘 읽지 않는 관계로 이제야 읽게 되었다. 지금이야 모르겠지만 출판되었을 때는 상당한 화제의 책이었던 걸로 아는데,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갈릴 나름 화제의 책인듯하다. 내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회를 정상적으로 살지 않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인데, 내용 전개를 ‘죽음’과 ‘방황’ 그리고 ‘사랑’으로 풀어간다.
 죽음을 이야기 함에 있어서는 기즈키의 죽음에서 ‘죽음의 삶의 대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잠재해 있는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방황’은 마지막에 미도리와 통화를 하면서 ‘나는 아무 데도 아닌 공간의 한가운데서 미도리를 계속 부르고 있었다’라는 문장으로, ‘사랑’은 중간 중간자주 등장하는 ‘섹스’로 이야기를 한다. 비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방법 중의 하나로 ‘사랑’을 이야기하는데 이 내용이 너무 진하고, 어쩔 땐 좀 어처구니가 없다고 느껴져서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듯하다.
 읽으면서 남들과는 다소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와타나베의 삶에 연민을 느끼기도,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등장하는 여성편력 때문에 부러운 것은 아니고, 모두들 그렇게 믿고 있는 정상적인 세상을 자기만의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하지만 와타나베가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것도 주위의 정상적인 사람들과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도움 때문인 듯하여 더욱 부러워진다.
 어떠한 삶을 살든지 간에 인간이란 존재는 사회적인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책이다. 죽음이 삶의 대극이 아니고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의 죽음을 같이할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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