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는 단순한 영화 박쥐가 아닌 박찬욱 감독의 박쥐로 봐야 한다. 이전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무언가 끈적끈적한 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고, 박찬욱 감독만의 독특한 연출이 보이는 작품이다. 그 무언가를 꿰뚫고 글을 쓰는 것은 평론가들의 몫인 것 같고, 나는 영화를 본 별생각 없는 관객 중의 한 명이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볼 때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박쥐의 그 많은 메시지들을 하나도 파악하지 못하겠고, 무언가의 재미도 결여가 되어 있는 것 같다. 즉, 나랑은 전혀 코드가 맞지 않는 영화이다.
송광호야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배우 중에 하나이지만, 김옥빈의 경우 이번 영화로 그동안의 ‘할인카드녀’의 이미지를 좀 벗고 배우다운 배우가 된 듯하다. 김옥빈을 보거나, 연기력이 쟁쟁한 대여배우들을 보면, 반드시 노출 연기를 거쳐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상업성에 물든 삼류배우들이 삼류 영화에서 자신의 삼류였던 행동을 무마하기 위해 벗은 거랑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화려한 CG의 영화는 아니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뱀파이어가 된 김옥빈이나 송강호가 날아다니는 장면이 왜 그리 어색한지… 특히 김옥빈이 송광호에게 목을 잡혔다가 다리로 송광호를 감싸안는 장면에서는 김옥빈의 와이어가 너무 표시가 났다. 순간 저예산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니버셜이 영화 초반에도 나오던데, 그 많은 돈은 어디에 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