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하게 친숙한 해운대를 배경으로 한 익숙한 느낌의 재난영화~
최근에 국가대표와 함께 쌍두마차로 잘 나가고 있다는 해운대, 보통 ‘해운대’ 볼까? ‘국가대표’ 볼까? 고민한다는데, 나의 경우에는 ‘국가대표’를 먼저 보고 나서 ‘해운대’를 봐서인지, ‘국가대표’보다는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해운대도 나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 블록버스터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스토리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면이 보여서 많은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듯하다.
무지막지하게 때려 부수기만 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해 전체적인 스토리의 구성은 나아 보였으나, 영화 개봉 전에 많이 이야기하던 ‘한국식 드라마가 있는 블록버스터’와는 거리가 좀 먼 것 같다. 게다가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아 쳤을 때 보이는 조금 말이 안 되는 이야기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몇 가지를 꼽아 본다면..
- 고층 빌딩 위에 있는 사람들은 다 죽었다고 나오는데, 고작 전봇대에 매달린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가?
- 물이 역류하는 것도 아닌데 엄정화가 탄 엘리베이터에는 물이 어떻게 찼을까?
- 구조대원이 한 명 있는 것도 아니고 시계 풀고 한참 드라마를 만들 동안, 그냥 끌어올리면 되는 거 아니었나?
- 전혀 긴장감, 공포감이 없이 도망치는 백사장의 엑스트라들
- 빌딩도 무너지는 수준인데, 하지원의 가게는 포장만 날아간 수준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많이 우려했던 CG가 괜찮은 수준이고, 드라마도 어느 정도 있는 영화이므로, 올여름 보기에는 무난한 영화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