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라는 제목에서 호기심을 느껴서 읽게 된 책인데, 상당히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장황하게 말로만 떠들기보다는 여러 가지 사례를 들면서 이야기하는 구성을 선호하는데 딱 그런 스타일의 책이다.
 저자는 조직에 존재하는 만성적인 무력감, 포기, 체념의 개념을 체득한 사람들을 화난 원숭이라고 표현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을 이모원숭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얼핏 보기엔 무슨 말인지 감이 잘 안 잡히겠지만, 화난 원숭이를 소개하는 섹션과 이모원숭이를 소개하는 섹션을 보고는 정말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직 생활을 해본,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지만, 조직의 벽 앞에서 무기력함을 느끼고, ‘아마 안될 거야.’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자신과 조직의 모습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조직원 구성원 사이에서도 이타적인 생각보다는 나만의 일, 나를 돋보일 수 있는 일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SNS나 TED등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조직 외에서는 참 이타적인 것 같다. 나 자신도 회사 일의 경우,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이게 나의 일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게 되지만, 외부의 일에 대해서는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도와주려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패널 활동이 있는데,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를 따지면, 정말 비효율적이고, 쓸데없는 일-물론 내 기준에서만 본다면-인 것 같지만, 이득보다는 뭔가 좀 더 제대로 된 제품을 보기 위해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조직의 울타리를 조금만 벗어나더라도 사람들은 이타적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내부에서 보면 문제점은 많이 보이지만, 해결해야 될 부담스러운 문제점으로 보이지만, 외부에서 보게 된다면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저자는 이런 이타적이고, 창의적인 일련의 활동들을 어떻게 퍼실리테이션할 수 있을까 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과, 이런 퍼실리테이션의 실제 사례를 보여주면서, 모든 창의성, 가능성은 개인에게 있으며, 개인들을 연결하고 있는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반드시 창의성이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에게만, 애플 같은 기업에만 있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용의자 X의 헌신

용의자 X의 헌신

X라는 단어에서 뭔가 SF적인 분위기를 느꼈고,

헌신이라는 단어를 현신으로 잘 못 보고 뭔가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느꼈는데,

읽다 보니, 두 장르 모두 전혀 관계없는 용의자라는 단어와 깊숙히 관계되는 추리물

하지만, 추리물이라는 사실을 알게되는 순간(수학자가 처음 전화를 걸었을 때)부터 급격하게 증가하는 호기심…

이거 뭔가 큰게 숨겨져 있는데 하는 생각에, 계속 읽게 되었고, 짧은 시간안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보는 내내, 똑똑한 수학자와 물리학자의 사이에서 추리할 생각은 전혀 못했고,

어리버리한 학생처럼 경찰들의 관점에서만 머물렀다는 사실이 조금은 창피하지만,

뒤집는 반전에서 ‘오호라~’라는 감탄사를 내뿜게한 재미있는 추리소설

전국의 SF 같아서, 판타지 같아서 읽기를 주저한 사람들이여~(나 밖에 없으려나?^^)

용의자 X의 현신을 들라!

헬프

헬프

이상하게 이런 책에 끌리네..

앵무새 죽이기도 보면서 재미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 읽어버렸던 기억이 있는데,

헬프도 다 읽은 지금 생각해보면

재미도 별로 없고(말 그대로 재미 없음),

그렇다고 긴장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두근 두근할 것도 없는 서술형),

뭔가 신기한 것도 아닌데(미국의 인종 차별이나 추악한 과거는 너무 잘 알려져 있는 듯)

이상하게 끝까지 읽어버렸다.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서 읽게 된 책인데, 대부분의 내용들이 내가 아는 내용들이다. 물론 세세한 부분들이나 왜 그런 결정들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알 수 있었지만, 스티브 잡스의 삶 자체가 내게 이렇게 친숙하고, 내가 스티브 잡스의 삶을 이렇게나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책을 읽으면서 스티브 잡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기보다는 스티브 잡스의 삶을 복습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부류의 전기는 어렸을 때 위인전을 읽은 이후 처음인 것 같은데, 사업가의 삶을 이렇게 반추하고 있으니 뭔가 아이러니한 느낌이 든다. 동시대에 같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를 제대로 몰라봤다는 이야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단순하게 시간과 장소와 사람을 잘 만난 조금 더 창조적인 사업가인 것 같다.
 개인용 PC, MP3, 스마트폰이 유행할 수밖에 없는 시간을 잘 만났고, 미국, 실리콘 밸리라는 IT의 메카라는 공간의 이점, 거기다 주변의 사람들, 인프라를 잘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 큰 것 같다. 물론 그 모든 것들을 가져다주어도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 있고, 그 모든 것들을 잘 조합하고, 창조적인 알파를 덧 붙여서 더욱 대단한 물건들을 만들어 내었다는 점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스티브 잡스가 죽은 후 애플이 어떻게 될까 생각을 좀 해봤는데, 저자나 다른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의 창의적 유산이 애플에 남아 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잡스가 일구었던 창의적 유산은 애플에 남아 있더라도, 그러한 유산들을 끌어 모아서 멋진 제품을 만들어낼 스티브 잡스만큼 영감과 독선을 가진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달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