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이와의 오전

오늘은 오전  휴가를 내고 천천히 출근하는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먼저 일어나 아침 준비를 하고 있던 은미가 밖을 한 번 보라고 이야기해서 베란다에서 내다본 세상은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눈을 보자마자 작년에 사고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빨간 눈썰매가 생각났다. 애들에게 아침을 대충 먹이고 옷을 입히고 썰매를 의기양양하게 끌고 갔지만, 생각보다 눈이 많이 내렸고 날씨가 추워서인지 현지가 썰매 타는 걸 즐기지 못했다. 썰매 끄느라 고단했던 놈을 이끌고 다시 올라와서 심은이에게 이제 잘 놀았으니 유치원에 갈 시간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심은이는 유치원에 가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주말에 젤리를 사주겠다면서 회유를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은미에게 sos를 요청했는데 다행히 데리고 있을 여유는 있다고 했다. 심은이를 준비시켜서 학교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자리에 앉아서 심은이가 아빠 손을 잡으면서 품에 안겨왔다. 여자에 대한 모든 편견/기준은 자기 딸에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딸과의 데이트는 무조건 좋은 시간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오늘의 시간은 다른 어떤 순간보다 기억에 남을 시간이었던 것 같다.

“심은이와의 오전”의 한가지 생각

  1. 이메일은 왜 받는거예요?
    심은이와 자주 자주 데이트하세요.
    오늘 아침에 심은이가 일어나자마자 아빠는? 묻고는
    회사 가셨다니까 막 울었어요~
    두 딸이 서로 아빠를 자기가 차지하겠다는 날이 오기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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