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철학의 전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정책수단이 필요하고, 그러한 정책수단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이 필요하다. 이러한 철학의 근간에는 분배구조를 악화시킨 케인스식 ‘수요 확대’ 보다는 창조적 파괴를 통한 미래 성장을 약속할 수 있는 슘페터식 ‘공급 혁신’ 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노동의 자유’, ‘토지의 자유’, ‘투자의 자유’, ‘왕래의 자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케이스식 경제정책과 슘페터식 경제정책에 대한 비교가 필요하다.

케인스식 경제정책슘페터식 경제정책
경제 인식불황의 원인은 수요 부족불황의 원인은 혁신 부족
정책 목표완전고용  
단기 경제변동 관리
구조적 경쟁력 강화  
장기 경제성장
정책 수단총 수요 관리재정정책은 일부 인정  
금융정책은 효과 없음
장기 구조개혁
기간단기장기

‘소득 주도 성장론’도 슘페터식 경제정책과 같이 가야 한다. ‘소득증가 à 소비 증가 à 투자 증가’는 타당하지만, 최저임금인상과 같은 기업의 비용을 높이는 인위적 임금 상승보다는 사교육비와 주거비 등, 사회구조 자체를 적은 비용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를 만들어주는 것이 사실상의 소득 증대 정책이다.

한국의 투자 효율성(경제성장률/투자율)은 2015년 0.09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고, 저출산, 고령화 리스크가 눈앞에 다가온 상황이다. 정보화 시대에서는 노동과 자본의 양적 투입보다는 인력과 자본을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여 생산성을 제고해야 하고, 슘페터가 주장하는 창의와 혁신이 가능한 경제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격변기에서는 혁신 속도를 높여야 글로벌 생존이 가능하다. 정부의 정책을 통한 직접 배분, 지시가 아니라 경제주체가 기업가적 혁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어야 하고, 정부는 사회 갈등 조정, 관리의 역할을 해야 한다.

‘노동의 자유’를 위해서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가 확충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하고, 노동자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는 노동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책임질 필요가 있고, 대기업 위주의 지원제도는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

노동의 유연성은 해고의 유연성이 아니고, 이는 고용주의 권리가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로도 인식될 필요가 있다. 노동의 유연성은 재고될 필요가 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정규직 고용 경직성 완화를 할 필요가 있고, 비정규직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기본적인 삶의 보장 대책을 준비하여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 즉 실업급여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고, 기간도 24개월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보조하기 위해서 공공임대주택을 선진국 수준까지 높임(이를 통한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통해 주거 문제 해결, 반값등록금, 고교 무상교육을 통한 교육 문제 해결, 아동 수당제를 통한 보육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노동 시장 개혁 관련하여 WP/17/260 에서는 아래의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업가의 고용 자유를 보장할 필요가 있고(정규직의 높은 비용), 정부는 노동자의 교육 및 구직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고, 직업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독일에서 2000년대에 수행된 노동 개혁이 유용한 가이던스가 될 수 있습니다.

‘토지의 자유’를 위해서 정부는 토지이용 규제를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고, 국공유부동산을 대거 확보하여 투자를 유치하고, 부동산 가격 상상을 막고, 개발 이익에 대한 사유화를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사무실만 필요한 서비스와 벤처기업을 위해서 오피스빌딩을 대량 확보해서 임대료 상승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

투자의 걸림돌은 고지가이고, 개발이익을 자본가가 모두 향유하게 된다는 점이다. 국가는 국공유지를 늘려서 투자를 유치하고, 개발이익을 사유화를 원천 봉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도권 규제의 경우 풀고, 특별 기금 및 고향 후원제를 통해서 비수도권의 반발을 잠재우고,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필요가 있다.

토지 개혁과 관련하여 WP/17/260 에서도 위와 동일하게 수도권 규제 철폐, 개발 이익의 지역과의 공유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투자의 자유’를 위해서 은행가가 금융의 주체로 나서서 혁신의 파이프라인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조에서 현재 존재하는 모든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새롭게 검토해야 하고, 금융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교육 분야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혁신과 창업이 활성화되려면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 금융 접근성이 개선될 때 근로자들이 취업 대신에 창업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금융의 산업 및 창업 기능이 상당히 취약하다. 산업은행은 벤처투자 전문 기관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고, 기업의 동산, 지적재산권 담보 대출, 하이브리드형 기업 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 핀테크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규제로 돌아서야 하고, 인터넷은행과 크라우드 펀딩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금융 개혁 관련하여 WP/17/260 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국내의 제한적인 경쟁에서의 담보 대출 위주의 사업을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금융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바꿔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의 장기 자금 조달 접근성을 향상해야 하고(은행이 투자를 통해 기업과 위험 공유를 하도록) 산업은행의 벤처 캐피털 투자를 늘리고,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벤처 기업의 최저 수준을 30억으로 낮추어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할 필요가 있다.

‘왕래의 자유’를 위해서 이민 문호의 대대적인 개방과 해외 우수 인력 유치, 해외 자본의 생산적 투자 유도가 필요하며, 사회적으로 수준 높고 다양성이 존중되며, 자유로운 문화, 좋은 교육 여건 등의 사회 전반의 선진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는 강대국에 둘러 쌓인 세계 유일의 국가이고, 세계 수준의 개방을 통해 세계 수준의 인력이 몰려올 필요가 있다. 새로운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인력, 자원, 기술의 풀이 한국 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민정책의 전면적 개편을 통해 노동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고 해외 고급인력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 해외투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서 전략 산업별 클러스터 체계로 개편하고, 파격적인 정책을 통해 투자를 유치하여 해외 우수 기술과 스타트업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

위의 내용과 관련하여 WP/17/260 에서도 위와 동일하게 이민과 외국인 직접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REFERENCES

변양균, 경제철학의 전환, 바다출판사

Yangkyoon Byeon & Kwanghae Choi & Heenam Choi & Jun I. Kim, Korea’s Paradigm Shift for Sustainable and Inclusive Growth: A Proposal, IMF Working Paper

축적의 길

중간소득의 함정(한 국가가 중간소득까지는 여러가지 장점을 이용해서 손쉽게 올라갔으나 중간소득의 단계에서 서서히 국가의 상장이 더디어 지면서 고소득의 단계로 올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이야기 한다.)을 제대로 잘 돌파한 눈부신 한국경제가 내외부로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 꺼질 줄 모르던 성장엔진은 식어 있고, 여러 경고 사이렌이 울리고 있다. 도대체 한국경제의 문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에서 점차 하락하고 있고 머지않아 성장이 멈추게 될 거라는 분석도 있다. 2006년에 돌파한 2만달러를 10년이 지난 아직도 돌파하지 못하고 있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 근간에는 기업가 정신의 쇠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안정적인 직장인 공무원에 수십만명이 몰리고 모두가 위험을 회피하고 있는 현실에서 발전을 바라기는 어렵다.

저자는 또다른 비유로 1차 엔진 분리 실패, 2차 엔진 점화를 들고 있다. 1차 엔진 분리는 개념설계를 받아와서 실행하는 능력을 이야기하고 2차 엔진은 개념설계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이야기한다. 즉 선진국에 이르기 위해서는 단순한 노동력 투입이 아닌 글로벌 챔피언이 되어야한다. 그러나 한국 기업은 익숙한 방식으로 기존에 해오던 것을 하고 있고 개념설계에 도전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혁신은 말 그대로 피부를 벗겨내는 고통을 극복하는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과실이다. 기존에 해왔던 것을 잘하는 것에서, 유지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방식을 찾아낼 때 한단계 차원이 다른 도약이 가능하다. 그러한 도약을 위해서는 개념설계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소프트웨어에서도 한국의 수준은 빠른 응용에 머물러 있다면 보다 근본적인 설계 능력을 키우고 혁신을 추구할 때 진정한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개념설계 능력은 기존의 것들을 사오거나 아이디어 하나 얻었다고 금방 생기지 않는다. 오래도록 직접 그려보고 적용해보면서 시간을 들여서 꾸준한 시행착오를 축적해야 얻을 수 있다. 개념설계역량은 결국 시행착오의 경험으로 해당 분야의 고수에게 쌓이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그러한 분위기가 아니다. 사회적으로도 자본과 기계가 아니라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사람에게 투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고 모든 분야에서 고수, 덕후, 능력자를 우대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한 분야에서 개념설계를 할 정도로 경험을 축척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드리고, 고수가 되기 위한 인생의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저자가 책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시행착오를 축적해야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저자가 책에서 이야기한 시행착오를 축적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고수의 시대, 사람을 키울 필요가 있다.
  2. 스몰베팅 스케일업 전략, 큰 것 한 방이 아닌 다수의 작은 탐색에서 성공을 모색하고 이를 스케일업 할 필요가 있다.
  3. 위험공유의 사회, 성공의 과실은 사회가 나누어 가진다. 위험에 함몰되어 아무 것도 하지 않도록 위험을 사회가 공유하고 위험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을 키울 필요가 있다.
  4. 축적지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리더가 판을 깔아주고 고수가 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지 않으면 축적의 시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REFERENCES

이정동, 축적의 길, 지식노마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이 미디어가 전하는 정보와 마주하게 되고, 이러한 미디어는 인간을 변화시킨다는 마셜 맥루한의 ‘미디어의 이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맥루한은 활자 미디어에서 전자 미디어(TV, 라디오)가 출현하면서, 문자의 독재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깨달음을 얻는 창의적인 과정이 집합적이고 협동적인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인터넷의 경우에도 정보가 확장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장단점에 대한 논쟁이 계속 있어왔다. 이러한 장단점에 대한 논쟁보다 중요한 부분은 인터넷이라는 미디어가 신경 체계 그 자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문서의 경우 일관된 방향으로 전체 페이지를 읽게 되지만, 인터넷의 정보는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어서, 원하는 부분만 골라서 읽을 수 있다. 즉, 필요와 선택에 의해서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활자 미디어가 선형적, 문학적 사고를 하게 만드는데 비해서, 인터넷은 신속하고 축약된 사고를 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인터넷에 의존하게 되면 뇌의 기능하는 방식이 바뀌고, 이전의 뇌를 잃어버리게 된다. 뇌는 유년기에 형성 되고, 이후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저자는 여러 연구 결과를 토대로 ‘뇌는 우리가 사고하는 대로 바뀐다’ 라고 주장을 한다. 즉 뇌는 유연하게 변하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한 가소성이 탄력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즉 나쁜 습관은 더 빨리 파고들고, 고치기도 힘들다.

새로운 사고의 도구는 지적 성숙 과정을 만드는데, 지도를 통해 인간의 공간적인 사고가 확장된 부분이나, 시계를 통해 시간적인 사고가 확장된 부분을 예로 들 수 있다. 지도와 시계는 자연현상을 묘사하는 새로운 은유를 제시하면서 간접적으로 언어를 바꾸었다. 하지만 언어는 고차원적인 사고의 틀이기 때문에 우리의 지적 생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구어의 문화에서 사고는 인간 기억력의 지배를 받게 되고 직관적 깊이를 가지고 있다. 이에 반해 문자의 문화에서는 기억의 속박에서 지식을 자유롭게 하고 사고를 생각과 표현의 새로운 개척자로 이끌었다. 필사본을 통해 사람들은 깊이 사고할 수 있게 되었고, 활자를 통한 책의 확산은 세상의 모든 것을 바꾸었다.

사람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은 증가하고 있고, 인쇄물을 읽는 시간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 화려한 콘텐츠쌍방향성, 하이퍼링크, 멀티미디어를 통해 집중을 방해하는데 탁월하다. 결과론적으로 활자를 통해 대중에게 확산되었던 깊이 읽기는 인터넷이 사람들의 읽고 쓰는 방식을 바꾸면서 다시 소수의 엘리트들에게만 남아 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인터넷 사용은 많은 모순을 수반한다. 인터넷은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긴 하지만, 인터넷이 전달하는 많은 메시지와 자극에 의해 뇌가 혹사 당하게 되면서 결국 산만해진다.

하이퍼텍스트는 전통적인 선형적인 형태와 비교했을 때 인간에게 인지적 과부하를 준다. 멀티미디어는 정보 획득을 증진시키기보다는 제약을 한다. 멀티태스킹은 사고에 훼방을 놓고, 중요한 정보를 간과하거나 잘못 이해할 가능성을 높인다.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방식은 문서를 훑는 방식으로 읽게 만들고 뇌는 정보의 통합에 있어 피상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웹 검색은 사람들을 독창적인 사고로 도전하는 것 보다는 관습적인 생각과 해결책에 의존하게 만든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구글이 “측정의 과학으로 세워졌다고 말했듯이, 구글은 데이터 위주로, 모든 것을 정량화 하려고 노력한다. 즉 구글의 지적 윤리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업무를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소비자가 자주 클릭하면서 산만해질수록 경제적인 이익을 얻게 되는 기업이다. 결국 구글의 영역이 팽창할 때마다 우리의 지적 생활은 더욱 제약되게 된다.

인간의 장기 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무한하고, 기억을 계속 저장해 나가면서 우리의 사고는 더욱 예리해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검색은 이러한 기억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들고 있고, 결과적으로 사고를 무디게 만듦을 알 수 있다. 인터넷은 그야말로 망각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으며, 기억을 인터넷이나 컴퓨터로 아웃소싱하면 문화는 시들어가게 된다.

인간과 도구의 혼합은 우리의 별개의 종으로 만들어주는 특성이다. 모든 도구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한계도 가져다 준다. 더 많이 사용할수록 우리는 그 형태와 기능을 따르게 된다. 특히 새로운 기술에 의해 얻은 것이 열광할 것이 아니라, 읽은 것에 대해서도 민감해져야 한다.

REFERENCES

니콜라스 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Trans. 최지향. 청림출판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는 테슬라모터스, 스페이스엑스 등으로 오늘날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업가인 일론 머스크에 대해서 <뉴욕 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인 애슐리 반스가 저술한 전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바라던 바는 다음과 같다. ‘일론 머스크는 어떠한 경영 철학을 가지고 본인의 기업을 운영했는가?’ 를 알고 싶었고, ‘일론 머스크가 이끌고 있는 테슬라모터스, 스페이스엑스 등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에 대해서 궁금점을 풀고 싶었다. 그러한 의문점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일론 머스크의 경영 철학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론 머스크는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져 있고 기사 등으로 접했을 때는 아이언맨의 주인공과 유사한 성향을 보여준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책을 모두 읽고 내가 느낀 느낌도 아이언맨의 주인공처럼 억만장자, 플레이보이, 사업수완이 좋은 사람, 꿈이 원대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억만장자의 삶이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삶이긴 하겠지만, 책을 통해서라도 알 수 있다는 것이 독서의 장점이 아닌가 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일론 머스크는 책을 통해 보거나, 언론의 기사로 다루어진 내용,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보면 상당히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꿈의 배경에는 ‘세상을 바꾸겠다’라는 생각이 깔려 있고, 그의 목표의 정점에는 ‘화성으로의 이주’ 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스페이스엑스, 테슬라모터스, 솔라시티라는 사업체를 영위하고 있다고 이야기 된다.

일론 머스크가 하는 사업은 실리콘밸리에서 하고 있는 진보적인 소프트웨어 사업들과는 다른 사업군이다. 사람들은 얼핏 그가 실리콘밸리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실제로 하나씩 뜯어보면, 우주사업, 전기자동차사업, 태양열사업 모두 제조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업군에서 기존의 사업자들은 모두 혁신성과는 거리가 먼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고, 실제로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이 맞다. 먼저 우주산업의 경우 정부 주도의 사업이므로, 혁신성 보다는 안정성에 기반을 둔 사업 방식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사업자인 유나이티드 론치도 마찬가지인데, 유나이티드 론치의 경우 1,200군데가 넘는 하청 업체들에 부품 설계도를 전달 납품 받아서 조립한다고 하고, 검증되지 않은 부품들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스페이스엑스는 로켓, 엔진, 전자장치, 기타 부품의 80~90를 자체 제작하고 중량을 20% 줄일 뿐만 아니라, 제작 비용 또한 10%~5% 수준으로 낮추고, 우주 사업에서 검증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사용할 만한 상용품들을 적절하게 만드는 방법 등을 이용해서 결과적으로 발사비용을 대당 2천만 달러까지 낮추려는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자동차산업의 경우에도 테슬라모터스는 기존 기업들이 하지 않던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면서, 자동차를 테스트할 때 엔지니어도 같이 보내서, 현장에서 즉시 디버깅 및 코드 변경을 통해서 해결하는 실리콘밸리식의 혁신을 보여준다. 즉 일론 머스크가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간에, 일론 머스크가 하는 사업은 실리콘밸리의 정점인 진보적인 사고-스톡옵션, 신속한 의사 결정, 수평 기업 구조 등-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는 혁신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융합,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 전자기술, 첨단소재, 전산기술을 조화롭게 통합하는 능력은 일론 머스크가 가진 최고의 재능이다. 스티브 잡스가 음악 산업과 전자 사업의 융합을 통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혁신을 만든 인물이라고 한다면, 일론 머스크는 전자 장치와 소프트웨어와 자동차/우주선을 융합하여 혁신을 만든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교재에서도 나오지만 지식 중개인은 혁신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그러한 지식 중개를 통해서 융합을 했을 때 새로운 혁신이 탄생하기 쉽다는 것은 애플의 아이폰 등의 예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지금 경영자 중에서 그러한 융합을 통해서 새로운 혁신을 만드는 데는 일론 머스크가 가장 탁월한 것으로 보인다.

리더십을 살펴본다면, 책으로 접한 일론 머스크의 리더십은 직원을 몰아치는 스타일로 보인다. 일류의 직원을 채용하려 열심이고, 그러한 일류의 직원들을 한계까지 몰아 붙일 뿐만 아니라, 회사 일의 모든 부분에 신경을 쓰고 관여하여, 직원들은 일론 머스크를 두려워하는 동시에 숭배한다고 표현되어 있다. 회사에서 경험한 리더십을 두가지 분류로 본다면, 자율적인 리더십을 통해 직원의 참여와 창의성을 이끌어 내어 성과를 달성하는 방법, 몰아치는 리더십을 통해 직원을 통제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배분하여 최적의 성과를 달성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의 경우 리더는 관리의 부담에서 다소 벗어나지만, 환경을 잘 만들고, 조직 분위기를 잘 조성하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리더십은 조직 구성원들의 실력이 업계에서 최고 수준이고, 조직의 구성원들 또한 그러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려 하고, 혁신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 상당히 좋은 방식이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리더는 ‘방관자’가 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몰아치는 리더십의 경우 리더는 조직에 대한 장악력이 높아야 하고 업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 및 새로운 혁신에 대한 Insight 를 바탕으로 조직을 몰아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직의 구성원에 대해 질책이나 경쟁 유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긴장감을 불어 넣어야 그러한 리더십이 성공할 수 있다. 몰아치는 리더십은 스티브 잡스도 마찬가지이고, 일론 머스크도 동일하지만, 리더가 제대로 된 Insight 및 혁신성이 있다면,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방식인 것 같다. 하지만 구성원의 입장에서는 구글처럼 실력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율적으로 지속적인 혁신이 일어나는 조직을 선호하게 되어 있고, 내 입장에서도 자율적인 혁신이 일어나는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겠지만, 회사에서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한 내용으로 생각된다.

위에서 살펴본 일론 머스크의 경영 철학을 통해 테슬라모터스와 스페이스엑스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혜안을 얻고 싶었지만, 짧은 지식으로는 성공에 대해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테슬라모터스와 스페이스엑스가 걸어온 길은 상당히 혁신적이고 성공적이었다고 판단되며, 일론 머스크의 능력이 충분히 발휘되어 도출된 결과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자동차사업도 그렇고 우주사업도 그렇고 아직까지는 기존의 경쟁자들과 본격적으로 경쟁에 돌입하지 않은 상태로 보이고, 새로운 시장진입자들과의 위협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보여서 미래가 더욱 불확실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 테슬라모터스와 스페이스엑스의 성패에 대한 불확실한 추정보다는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혁신을 찾아낼 수 있다는 새로운 생각, 리더십의 방식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던 시간이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REFERENCES

애슐리 반스.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Trans. 안기순. 김영사

돈키호테 CEO

‘잃어버린 20년’ 이라고 표현되는 일본에서 고통스러운 장기 불황 시대에, 믿을 수 없게 꾸준히 성장한 기업을 경영한 경영자인 ‘야스다 다카오’의 성공 신화를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 있다. 야스다 다카오가 직접 쓴 돈키호테 CEO 이다. 기업 ‘돈키호테’의 2016년 6월까지 결산은 매출 11.1% 증가한 7,596억엔, 영업이익은 10.4% 증가한 432억엔을 기록했다. 7년 연속 최고수익을 갈아치우며 계속적인 성공 신화를 써 나가고 있다.

야스다 다카오는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는 접근 방법으로 ‘도둑시장’이라는 친근함과는 거리가 먼 이름의 18평 가게에서 ‘물건을 찾기 어렵게, 집기 어렵게, 사기 어렵게’ 라는 이상한 경영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해 매출을 키워서 성공 방정식의 도입부를 풀고, 해당 성공 체험을 바탕으로 도매 기업인 ‘리더’를 설립하여 또 다른 성공의 씨앗을 잉태하고, 다시 본업인 소매업인 ‘돈키호테’를 열어서 성공 신화를 썼다.

도둑시장부터 야스다 다카오는 ‘압축 진열’, ‘초저가 상품’, ‘스팟 상품’ 등을 모토로 본인 만의 새로운 소매 방식을 개척했고, ‘도둑시장’ 시절 밤거리를 배회하는 사람들을 보고 착안해 ‘야간 개장’ 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등, 기존 소매업과는 궤를 달리하는 경영 방식을 사용해서 성공 신화를 만들 수 있었다.

‘도둑시장’ 당시 처음에는 무모한 창업을 했지만, 손님들의 구입 패턴을 잘 파악하고(철저한 고객 관점), 덤핑 제품들을 이 공장 저 공장 다니면서 찾고(지속적인 상품 연구 개발), ‘압축 진열’ 및 ‘야간 개장’(경쟁사와는 다른 혁신) 등을 통해서 성공했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도둑시장’의 성공 및 ‘리더’의 성공에서는 레드오션인 시장에서도 차별화를 통해 충분히 성공 방정식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느꼈고,, ‘돈키호테’ 1호점에서 직원에게 권한을 위임하여 성공 방적식을 찾고, 직원들을 경쟁시켜 성공의 선순환를 만드는 부분에서 본 받을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돈키호테’ 1호점 경영 당시 야스다 다카오는 본인은 본인의 업무인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본인의 머리 속에 있는 진열 방식, 판매 방식을 부하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직접 하게 했을 때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따라하지 못하는 부하 직원들을 보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하는 일화가 있는데, 그 일화에서 나 자신의 모습과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회사 업무를 하면서 깨달은 여러가지 좋은 업무 처리 방식을 하급자에게 전달했을 때 하급자들이 제대로 실행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왜 이렇게 쉬운 것을 못할까?’ ‘왜 이렇게 쉬운 것을 하지 않으려고 할까?’ 라고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근본적으로 본인의 자발적인 동기가 뒷받침 되지 않는 경험 및 지식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기가 극히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권한이양’을 통해 스스로 업무를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본인만의 노하우를 터득하여 더 좋은 선순환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야스다 다카오 본인도 ‘돈키호테’의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권한이양’을 꼽는다. 돈키호테 1호점 오픈 후 야스다 다카오는 ‘도둑시장’의 성공경험을 직원들에게 옮겨 심으려 했지만, 직원들은 야스다 다카오의 파격적인 매장 운영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야스다 다카오는 이해하지 못하는 직원들에게 마구 화를 냈고 직원들은 하나 둘 떠나갔다. 1호점은 큰 적자를 기록했고 존폐의 위기에 몰렸고 결국 야스다 다카오는 ‘가르치기’를 포기하고 ‘믿고 맡기기’를 선택한다. 각 직원들마다 담당 매장을 정하도록 한 뒤 상품 구매에서 진열, 가격 책정,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과감하게 위임했다. 실제 초기에 권한 위임은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직원들의 필사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야스다 다카오가 그렇게 가르치려고 했던 ‘압축진열’을 스스로 터득했고, 더 나아가 저마다의 상품 구매 기술과 상품 진열 방식을 습득해서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게 되었다.

‘권한이양’은 신뢰가 바탕이 된다. 서로 믿고 업무를 맡기는 것이다. 신뢰가 바탕이 되면 의욕이 발휘될 수 있는 밭이 만들어지고, 그러한 밭에서 본인만의 업무 욕구가 발현되고 결과적으로 그러한 업무 욕구를 거름으로 삼아서 저마다의 노하우와 업무 방식이라는 열매가 나오고 이는 회사에 여러가지 선순환을 일으키게 된다.

‘돈키호테 CEO’ 책에서 또다른 배울 점은 양대 영업본부를 통한 견제와 성장 정책이다. 야스다 다카오는 ‘돈키호테’와 비교할 수 있는 경쟁 상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회사 내부에 ‘나루사와’ 본부장이 이끄는 제1영업본부와 ‘오하라’ 본부장이 지휘하는 제2영업본부 2개의 영업본부를 두어 두 영업본부끼리 경영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두 영업본부는 사실상 왕래가 없었고, 내부적으로도 완전히 다른 회사처럼 대우하고 커갔으며 결과적으로 두 영업본부는 각각 1000억엔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두 영업본부를 두는 방식은 앞에서도 살펴본 철저히 신뢰하고 맡기는 ‘권한이양’의 위력도 생생히 보여주는 것이지만, 구성원 간의 신뢰에 기반을 둔 ‘경쟁’의 엄청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REFERENCES

야스다 다카오. 돈키호테 CEO. Trans. 김진연. 오씨이오(O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