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Lost Season Final

 로스트가 마침내 끝났다.

 회사 입사했을 즈음 로스트가 처음 시작했고, 그 당시부터 보기 시작했으니, 로스트와 회사생활을 7년 동안 같이 한 셈인데, 그런 로스트가 끝나니 기분이 묘하다. 시즌1을 달리고 나서부터는 떡밥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의 에피소드를 미국 방영 시간에 맞춰 봤으니, 꾸준함과는 거리가 먼 나를 7년 동안 달리게 한 대단한 드라마인 것 같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그 수많은 떡밥에 대한 의문 해결도 안 되고, 여러 가지 초자연적인 현상도 석연치 않으며, 섬과 인물들의 관계도 명확하게 연결이 안 되고, 엔딩도 상당히 마음에 안 들지만, 그게 로스트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매트릭스도 영화 내용이 명확하게 이해가 안 되다가, 얼마 전 영화를 몰아서 보고는 ‘아~’ 했던 기억이 있는데, 로스트의 경우에도 지금 여러 가지 추측, 후기, 감상 등을 찾아보고 있지만, 내용이 이해가 안 되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로스트를 기다렸다 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그 재미를 이제 어디서 찾아야 하나?^^;

자전거 청소하다

자전거

 작년 산 애마, 수십 배나 더 비싼 산타페보다 애착이 훨씬 더 가는 놈, 자전거 입문용에는 닥알마(닥치고 알톤 마스터)라는 말을 듣고 산 놈.

 가을부터 계속 석 달 정도 잘 타다가, 북쪽 나라의 추위에 적응을 못 해서 그리고 프로젝트 때문에 너무 늦게 퇴근해서, 겨울 한두 달 정도 묵혀두었다가, 최근에 날씨가 풀리면서 다시 봉인 해제를 하고는 두 달 정도 열심히 탄 것 같다. 날이 갈수록 날씨가 따뜻해져서 이제는 아침에 타고 출근하면 회사 헬스장에서 샤워하지 않으면, 온종일 찝찝할 정도로 땀이 나긴 하지만, 나 같이 꾸준한 운동을 할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운동인 것 같다. 거리가 편도 6~7Km 정도 되는데, 오르막 내리막이 적당히 있고, 차도에서 차들과 함께 달리는 것이라서 어쩔 수 없이 페달을 빠르게 밟아야 하므로 어느 정도의 운동량이 되는 듯하다. 물론 차도를 달리는 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으나, 대한민국의 X 같은 운전 습관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가 가끔 있다. 그래서 헬멧도 무조건 착용하며, 자전거 보험도 5만 원의 거금을 들여서 가입했다.

 이놈을 작년 가을에 구입하고 한 번도 청소를 해준 적이 없는데, 어제는 무슨 바람인지,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고는 이놈이 갑자기 생각나는 게 아닌가? 그래서 화장실에서 물 한 통을 받아 들고, 이리저리 청소도구를 찾아 헤매다가, 눈에 띄는 변기 솔(?)을 들고 1층으로 향했다.

 아침, 저녁으로 타고 다닐 때 비도 몇 번 맞으면서, 흙탕물을 몇 번 지나다녔더니, 구석구석 먼지와 기름때가 장난이 아니었다. 이놈한테 할 짓이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물을 끼얹고 변기 솔로 쓱싹쓱싹 문질러 주고, 구석구석 휴지로 닦아주니, 살 때의 85% 정도 외관을 회복한 듯하다. 물론 내가 물건을 아끼고, 잘 닦아주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구석구석의 모든 먼지와 기름때는 없애지 못했지만, 좋은 아침 햇살에 반짝거리는 모습에 기분도 깔끔해졌다. 산타페 트렁크에 있는 공기주입기를 꺼내서 바람까지 넣어주니, 이놈이 완전히 달라 보이면서, 처음 살 때의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외관을 청소하긴 했는데, 기어와 체인 쪽은 물만 살짝 뿌리고 만 것이라서, 향후 대대적인 정비가 한 번 필요한 것 같긴 하다. 그래서 자전거 동호회를 한 번 검색해보니, 일반인도 충분히 할 수 있긴 한데,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인 것 같다. 그래서, 대충 타다가, 나중에 새로 사는 게 나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