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정도 인생을 살아보고 할만한 이야기들

모 사이트에서 ‘천국에서 나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글을 보고, 90년 정도 인생을 살아본 나 자신이 지금의 나에게 해줄 만한 말들을 남겨보고 싶었다. 90살 먹은 내가 지금의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면, 생각만 해도 짜릿하고, 정말 인생을 알차게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 결국에 남는 것은 가족이다.
  • 세상의 모든 일은, 어떻게든 다 된다.
  • 항상 꿈꾸면 언젠가는 이루어지더라.
  • 살다 보면 최악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지만,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 후회할 만한 일을 하지 말고, 후회할 만한 여지를 남겨두지 마라.
  • 취미는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대하라.

 이건 정말 듣고 싶은 말

 90 평생 살아보니,
 인생을 살아보는 것은 정말 가치 있는 일인 것 같고,
 여기까지 꽤 괜찮게 살아온 것 같다.

2020년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

 가족계획으로는

 아이 둘을 낳고 1년에 1번 정도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

 아이들과 아내에게 사랑받는 아버지, 남편이 되는 것

 …

 금전적으로는

 우리 가족이 평생 살 수 있는 3~5억 내외의 집을 마련하는 것

 금융자산 10억을 달성하는 것

 …

 직업적으로는

 평소에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맥도널드에서 햄버거를 구우면서, 나에게 더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것

 …

 그리고

 ???

 …

 너무 생각이 없이 살고 있나?

2009년을 마감하며

 2009년 초에만 하더라도 2009라는 숫자에 대한 낮섦을 느끼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09년이 다 지나갔습니다. 2009년은 제 인생에 큰 변화가 생긴 해입니다. 환경이 많이 바뀌고, 새로운 가족도 많이 생기고,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긴, 마음이 아주 풍성한 한 해였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도 기분 좋은 한 해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시다면, 모두 잊으시고, 새로운 마음으로 기분 좋은 새해를 준비하길 바라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출처: http://www.sjkoreancatholic.org/node/11189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thegoddelusion

 주말에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도서관에서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을 빌렸다. 예전에 제목만 보고 ‘나름 상상력이 뛰어난데~’라는 실없는 생각을 잠깐 했었는데, 최근에 작가인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가 새 책을 내면서, 다시 주목받기에, 별생각 없이 일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고르기 전에 이 사람이 뭐 하는 사람인가 하고 잠시 검색을 해봤는데, 이름도 다윈과 비슷하지만(나만 비슷하다고 느끼는 건가?^^) 별명이 ‘다윈의 로트바일러’라고 한다. 로트바일러라면 진돗개 같이 견종의 일종인데, 즉 다윈의 개새끼쯤으로 해석되는데, 다윈의 진화론을 따르는 학자이며, 무신론을 주장하는 학자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이 어찌 되었든 간에 자기가 속한 사회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종교에 대해 이렇게 적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용기가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러한 용기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사유와 통찰은 더 대단한 것 같다. 냉소주의나 비관주의라는 게 논리적인 함정들로 말미암아서 많이 퇴색되고, 근원적으로 인간이란 존재가 ‘선’, ‘밝음’을 추구하기 때문에 낙관주의 등에 많이 묻히게 되는데, 그러한 논리적인 허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 대단한 책이다. 너무 치밀하고 뚜렷한 논리 전개가 오히려 약점으로 보이는 듯 하다.(왜?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완벽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다.) 리처드 도킨스의 주장은 유일신에 심취한 생각이 없는 단순 무식함에 의해서는 비난받을 수 있는 주장이나, 논리와 합리로는 절대 깰 수 없는 주장인 것 같다.
 나도 나름 무신론자에 가깝지만, 무관심에 근거한 무신론자에 속한다고 본다. 하지만 리처드 도킨스는 과학과 종교에 대해 많은 사유를 거쳐 얻게 된 무신론자인 것 같다.
 처음에 책의 두께가 상당히 두껍고, 초반의 내용은 조금 지루했으나,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종교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는 여러 논리 전개에서는 미소를 짓게 한다. 나도 나름 냉소주의에 가까워서 이런 데서 카타르시스를 느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문장 문장이 한 구절구절마다 너무 논리적으로 위트가 넘치며 재미있다.
 그중 아브라함이 신의 요구에 의해 아들을 희생시키려고 하다가 신의 변덕으로 아들이 살게 되는 성경의 대목(창세기 22: 1-19)이 나오는데, 완전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리처드 도킨스에 의하면 그러한 행위는 현대적인 도덕주의자들 견해로 봤을 때 그 아들에게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심리적 외상을 만들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성경의 오류는 책 곳곳에서 자주 이야기된다.
 여러 가지 재미있고 번뜩이는 논증들이 있지만, 리처드 도킨스가 주장하는 바를 요약하자면,
 유일신이 절대 선은 아니며, 오히려 종교에 의해서 세상은 더 안 좋은 방향(전쟁, 혼란)으로 흘러가고 있다. 종교가 아니더라도 사람은 많이 선하며, 종교를 믿지 않아서 악해지거나, 종교를 믿어서 선해지는 것은 아니다. 종교의 큰 역할 중 하나인 위로나 영감은 사유와 과학을 통해 대체할 수 있으며, 종교를 통해 얻어지는 것보다는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주장의 논리도 깔끔하지만, 종교의 대안을 제시해주는 그의 혜안에 감탄하게 된다. 주중에 나쁜 짓을 하고 주말에 교회에 가서 잘못을 비는 것보다, 바르게 사는 것이 낫고, 주말에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며 종교인들과 관계를 만들면서 위로나 영감을 받는 것보다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거나 사유, 과학을 통해서 얻는 것이 질이나 양적인 면에서 훨씬 나으며, 오늘 이 책을 통해 얻게 된 지적 즐거움만 봐도 알 수 있다.

 리처드 도킨스가 이렇게 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절대 경외의 존재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데도 yes24 독자 서평에 보면 ‘신은 도킨스까지도 사랑하신다’라는 독자 서평이 있다. 너무 아이러니한 상황 아닌가? 신은 이렇게 자신을 부정하는 리처드 도킨스도 사랑하시는데, 자신 때문에 발생하는 종교 분쟁에 의해서 아픔을 격게 되는 사람들은 돌보지 아니하고, 오히려 이러한 분쟁들을 독려하고 있으며, 그런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자들을 지옥으로 처넣으려고 만반의 준비하고 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 단비, 우리 아버지

한동안 존재를 잊고 살았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 한때는 일요일 저녁을 꽉 잡고 있던 최고의 프로였는데,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에 묻혀서, 나의 채널 목록에서 사라져 버렸다.

 경찬이랑 커피를 사들고 경찬이 집으로 가서 TV를 돌리다 어쩌다 시청하게 된 ‘단비’와 ‘우리 아버지’라는 프로그램은 오랜만에 눈시울을 젖게 만드는 가슴이 따뜻한 일요일 저녁의 프로였다. 예전의 ‘몰래카메라’와, ‘이경규가 간다’ 수준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만한 프로그램이라고 느껴진다. 다시 돌아온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가 야심 차게 내놓은 프로그램인데,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직까지는 ‘역시나’라는 생각이 든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 단비
일요일 일요일 밤에 : 우리 아버지

 일요일 밤에 봐야 하는 프로그램은 아무 생각 없이 웃긴 프로그램이 아니라, 나의 삶과 가족과 주위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P.S. 뒤이어 방송된 ‘헌터스’는 첫회에도 재미없었지만, 매주 멧돼지를 잡으면 지루하지 않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