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달린다.

거북이 달린다

 나는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생각한 게 ‘추격자 코믹판’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 추격물이라는 점, 김윤석이라는 배우가 나온다는 점이 큰 작용을 했겠지만, 보고 나서 기분이 이상한 추격자 보다는 다소 코믹한 재미를 주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메인 플롯은 엉성한 거북이(조필성)의 완벽한 토끼(송기태) 잡기이다. 악랄한 악당과 능력 있는 경찰의 일반적인 플롯은 다소 식상한 느낌이 있기 마련인데, 엉성한 경찰과 완벽한 탈주범의 아이러니에 의한 묘한 대결 구도가 영화의 재미를 배가 시켰다고 본다.
 거기다 김윤석이라는 명배우의 완벽한 연기, 신인인 정경호의 흠 없는 연기 또한 영화의 집중도를 높이는데 한몫을 했고, 중간중간 터지는 코믹한 요소들의 절묘한 배합은 최고인 듯하다.
 송기태와 내연녀의 이해할 수 없는 로맨스, 쨉도 안 되는 승부, 내가 생각해도 다른 결말은 별로 재미없을 듯하지만 너무 뻔한 해피 엔딩 스토리는 다소 감점이다.

 하지만 영화의 주목적인 재미라는 점에서 너무 재미있으므로 별 다섯 개의 수작이다.

스타트랙 : 더 비기닝

스타트랙 : 더 비기닝
  • 스타키(스타트랙 열성팬)가 되어보기 위해 노력했으나, 스타키가 되긴 좀 힘들 것 같다.
  • 스타키들에게는 정말 멋진 영화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히어로즈가 연상되어 영화를 보는 내내 스파크가 커크의 머리를 갑자기 따버릴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자막 없이 봐서 그런지 감흥은 별로 없다.
  • 역시 J.J. 에이브람스는 탁월한 감독이다.(내가 로스트 빠돌이라서 그런 건 아님ㅋ)
  • J.J. 에아브람스도 스타키일 듯한 느낌이..^^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크리스찬 베일은 최근의 웬만한 대작 블록버스터에는 다 출연하는 것 같다. 배트맨 비긴스에서 처음 봤을 때는 크리스찬 베일이 히어로에는 안 어울리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배트맨 다크나이트에서부터 이번 터미네이터까지 특유의 저음 히어로가 상당히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재미로만 봤을 때는 터미네이터 2보다는 못하지만, 터미네이터 3 보다는 확실히 재미있다. 이번작은 터미네이터 1과 비슷한 수준의 재미를 주는 듯하다.(너무 과대평가인가?^^)
 영화에서 전체적인 배경이나 화면이 미래 핵전쟁 이후의 암울한 모습이 잘 표현이 된 것 같고, 다양한 터미네이터의 모습을 화려한 CG로 볼 수 있어서 재미를 배가 시킨 듯하다. 하지만 폴아웃3 정도의 암울한 분위기를 원했지만 영화에서는 조금 힘들 것도 같다.
 영화 도중 등장하는 “I’ll be back” 대사나, CG를 사용한 젊은 주지사의 모습은 터미네이터 팬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될 듯하다.

박쥐

박쥐

 박쥐는 단순한 영화 박쥐가 아닌 박찬욱 감독의 박쥐로 봐야 한다. 이전의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무언가 끈적끈적한 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고, 박찬욱 감독만의 독특한 연출이 보이는 작품이다. 그 무언가를 꿰뚫고 글을 쓰는 것은 평론가들의 몫인 것 같고, 나는 영화를 본 별생각 없는 관객 중의 한 명이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볼 때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박쥐의 그 많은 메시지들을 하나도 파악하지 못하겠고, 무언가의 재미도 결여가 되어 있는 것 같다. 즉, 나랑은 전혀 코드가 맞지 않는 영화이다.
 송광호야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배우 중에 하나이지만, 김옥빈의 경우 이번 영화로 그동안의 ‘할인카드녀’의 이미지를 좀 벗고 배우다운 배우가 된 듯하다. 김옥빈을 보거나, 연기력이 쟁쟁한 대여배우들을 보면, 반드시 노출 연기를 거쳐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상업성에 물든 삼류배우들이 삼류 영화에서 자신의 삼류였던 행동을 무마하기 위해 벗은 거랑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화려한 CG의 영화는 아니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뱀파이어가 된 김옥빈이나 송강호가 날아다니는 장면이 왜 그리 어색한지… 특히 김옥빈이 송광호에게 목을 잡혔다가 다리로 송광호를 감싸안는 장면에서는 김옥빈의 와이어가 너무 표시가 났다. 순간 저예산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니버셜이 영화 초반에도 나오던데, 그 많은 돈은 어디에 썼을까?

엑스맨 탄생 : 울버린

엑스맨 탄생 : 울버린

 스타워즈4,5,6, 배트맨 비긴스, 다크나이트 등을 보면 영웅의 이전 모습과 영웅이 된 이유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어서 상당히 만족도가 높았는데, 이 울버린은 탄생비화가 그렇게 흥미로운 내용이 아니었다. 이런 전작들은 주인공이 나중에 어떻게 된다는 스포일러를 알고 있으면서도.. ‘아 이게 이렇게 연결되는 거구나’ 하는 재미를 던져주는 것이 중요한데, 울버린에는 그런 것도 없었다.

 게다가 사비에 박사의 교육(?)을 받기 이전의 엑스맨들이라서 성능(?)도 많이 떨어진다. 당연히 성능의 문제 때문에 화려한 CG가 기대 이하였다. 갬빗이나 제로의 액션을 좀 더 살렸어야 하는데, 2% 부족했다.

 울버린의 형(세이버투스)이 왜 성질이 그 모양이 되었는지.. 형제의 사이가 왜 나빠졌는지.. 왜 스트라이커의 부하가 되었는지에 대한 개연성이나 스토리텔링이 다소 부실했던 것도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가장 실망이었던 점은 엑스편 2편에서 가장 멋있는 뮤턴트였던 텔레포터를 허당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 물론 2편에서도 약간 허당이었긴 하지만..대통령 암살 시도 장면은 압권이었다.